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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집 줄여 이사할까 그냥 살까

시니어들에게 '다운사이징'은 어쩐지 조금은 서글픈 단어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는 은퇴 후 고정소득이 줄면서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혹은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집을 팔고 살림을 줄여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더 이상 큰 집을 관리하고 유지하기 힘들어 집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시니어들이 집 규모를 줄이는 데는 경제적 이유 외에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다운사이징이라는 단어 대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집 규모를 조정하는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이라는 용어가 더 자주 쓰인다. 시니어들을 위한 라이트사이징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실천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라이트사이징이란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거주 공간 크기의 균형을 찾아 웰비잉 라이프를 구현하는 것이 바로 라이트사이징이다. 즉 집주인이 공간에 매여 사는, 주객이 전도된 일상이 아닌 거주자의 웰비잉을 공간이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시니어들에게는 라이트사이징이 곧 다운사이징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만약 거동이 불편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가사를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넓은 거실을 가진 집으로 이사하는 것이 그 시니어에겐 라이트사이징이 될 수도 있겠다. 또 집 사이즈를 줄인다고 항상 비용을 절약하거나 목돈을 챙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집을 팔고 집값 비싼 플로리다나 남가주 해변 인근 작은 집으로 이사한다면 집 크기는 줄지 모르지만 비용 면에서는 그리 큰 절약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필요한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으로 이사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시니어들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오픈도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집 규모를 줄여 이사한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의 57%가 '건강 문제'를 꼽았다. 특히 '건강 문제'를 꼽은 응답자들 중 상당수는 은퇴자 및 시니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도어 설문조사 담당자는 "시니어 응답자들은 집 사이즈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로 나이가 들면서 집 관리가 버거워진데다 관리가 쉬워지면 정신적으로 한결 편할 것 같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며 "시니어들은 집 관리 시간을 줄이는 대신 여가활동이나 휴식을 더 원했다"고 설명했다.   또 목돈 마련과 주택 관리비 절약 역시 다운사이징의 큰 원인으로 꼽혔다. 그 뒤를 이어 시니어들은 통근 걱정 없이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주를 통해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길 원했다. 또 집 규모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 같다는 응답도 있었다.     ▶어떻게 시작할까 라이트사이징을 위해서는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를 위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거주중인 주택의 모든 방을 사용하고 있는지 ▶손님이 얼마나 자주 오는지 ▶현재 집 구조가 생활하기 편한지 ▶가까운 미래에 건강상 변화가 올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면 현재 주택 규모가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또 라이트사이징은 집 크기를 줄여 이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거주하는 주택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TV가 있는 패밀리룸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손님용 거실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 거실을 은퇴 부부를 위한 공간으로 바꾸고 패밀리룸을 컴퓨터가 있는 홈오피스나 다른 필요한 공간으로 개조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이사없는 라이트사이징 시니어들이 집을 줄여 이사하는 것은 간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하다 보면 이사가 결코 쉬운 결정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는 성인 자녀가 학업 중이거나 직장인이어서 함께 살고 있지 않지만 대학 졸업 후 혹은 일자리를 잃어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갑자기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새로운 동네,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수 있어 이사를 결정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럴 땐 당장 목돈이 필요하거나 집을 줄여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 거주 중인 집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라이트사이징할 필요가 있다. 만약 거동이 불편하다면 2층 침실을 1층으로 옮기는 비교적 큰 프로젝트부터 너무 높은 곳에 위치한 수납장 물건들을 낮은 곳으로 옮기는 작은 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공간 혁신이 라이트사이징에 포함된다.     ▶물건 정리 거주자에게 맞는 라이트사이징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일단 집안의 물건부터 정리하는 것이다. 특히 오랫동안 한 집에 거주해왔다면 장기간 버리지 못한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를 정리하기 위해 날 잡아 단박에 해결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그 프로젝트는 무산되기 십상이다. 수십 년간 쌓인 물건을 단 며칠에 정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청소 전문가들이 권유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정리할 항목을 정해놓고 매일 버리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과 내일은 안 입는 옷들을 정리하는 계획을 세우면 훨씬 덜 부담스럽다. 또 물건을 정리할 때는 버릴 것과 기부할 것, 중고판매점에 팔 것 등으로 분류해 정리해야 나중에 폐기하기가 수월해진다.  이주현 객원기자이사 은퇴 라이트사이징 시니어들 시니어 응답자들 은퇴자금 마련

2024-02-28

[재정칼럼] 직장인의 은퇴자금 마련

직장인의 대부분은 수입에 맞춰 생활하기에 여윳돈을 마련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세월은 분명 흘러가고 언젠가는 은퇴할 시점이 다가온다. 은퇴한 후 부부가 하늘나라로 가기 전까지 오랜 기간 생활비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것을 자꾸 미룬다. 이유 중 하나는 적은 금액으로 언제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가 생각하곤 미리 포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적은 돈이 복리로 불어나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달에 585달러씩 한 해에 7000달러(2024년 IRA 적립 한도액)를 연평균 10% 수익률로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자. 10년 후면 이 돈은 약 12만 달러, 20년 후는 42만 달러, 그리고 30년 후는 약 120만 달러로 불어난다. 투자 금액도 중요하지만 투자 기간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직장인에게 제공하는 401(k), 403(b), 457, TSP, 등과 같은 은퇴 플랜을 제대로 이용하면 절세를 하며 은퇴자금도 마련할 수 있다. 1926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10%다. 여기서 주식시장이란 미국 500대 기업의 평균 수익률을 말한다. 물론 미래의 연 수익률도 10%가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투자하지 않으면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투자 이익도 얻지 못한다.     직장인에게 제공되는 은퇴 투자에 대해 알아보면 첫째, 직장에서 제공하는 매칭(Matching)만큼은 꼭 투자해야 한다. 회사에서 연봉 5% 투자에 90%를 매칭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연봉이 10만 달러일 때 401(k)에 5000달러를 투자하면 회사에서 4500달러를 매칭해 준다는 의미다. 직원 입장에선 ‘공짜 돈(Free Money)’인 셈이다.   둘째, HSA(Health Savings Accounts)는 직장인이 의료보험에 가입할 때 제공되는 혜택이다. 직장인은 HSA 플랜이 의료보험과 연관이 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HSA는 의료보험과 상관없이 은퇴 투자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401(k) 투자는 은퇴 후 생활비로 찾게 되면 그해 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HSA 투자는 돈을 찾을 때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기에 401(k) 투자보다도 더 좋은 은퇴 투자라 말할 수 있다.   셋째, 첫째와 둘째 방법으로 투자한 다음 여유가 있으면 401(k)에 더 투자해야 한다. 많은 직장인이 401(k) 투자 한도액에 대해 알지 못한다. 2024년 기준으로 연 2만3000달러까지 세금 유예 혜택을 받으며 투자할 수 있다. 연봉 10만 달러인 직장인이 2만3000달러를  투자하면 7만7000달러에 대해서만 세금보고를 하면 된다. 여기에  50세 이상은 추가로 7500달러를 더 투자할 수 있으므로 연간 최대 3만500달러까지 세금 유예 혜택을 받으며 투자할 수 있다.   다만 59.5세 이전에 401(k)를 인출하면 세금은 물론 벌금도 부과된다는 사실은 기억해야 한다. 401(k)는 노후대책 자금이다. 은퇴하기 전에 이 돈을 찾을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직장을 옮겨도 전 직장에 있던 401(k)을 찾지 말고 금융회사로 옮겨(Rollover)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복리 효과라는 큰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위의 부정적인 얘기에만 집착하면 주식시장에서 창출하는 이익을 얻을 수 없다. 지난해 경기침체 전망에 증시 투자를 망설였다면 24%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받을 수 없다.   은퇴 후 생활비로 얼마가 필요한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은퇴자금을 적게 모아서 후회하는 분은 많지만, 너무 많다고 후회하는 분은 없다는 것이다. 은퇴하면 24시간 돈을 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명덕 / 박사재정칼럼 은퇴자금 직장인 은퇴자금 마련 은퇴 투자 투자 한도액

2024-01-31

[재정칼럼] 은퇴자금 마련

은퇴 자금으로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간단한 대답으론 많을수록 분명 좋을 것이다. 이것은 수학 계산이 아니기에 정확한 답은 분명히 없다. 일반적인 노후대책 자금 계산법을 알아본다.   노후 자금으로 필요한 목돈은 현재 생활비가 얼마인지를 계산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은퇴 후에도 생활하는 패턴이 지금과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현재의 생활비가 은퇴 후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활비로 한 달에 5000달러를 소비한다면 일 년에 6만 달러가 필요하다. 은퇴 후에는 생활비가 20% 적게 든다고 일반적으로 말하지만, 맞는 말은 아니다. 은퇴하면 24시간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기에 한국 방문 등 여행 등으로 생활비가 더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 자금의 한 계산법은 현재 생활비에 25를 곱한 금액이다. 현재 생활비가 연 6만 달러면 여기에 25를 곱한 150만 달러가 은퇴 자금이 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계산보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 4% 규칙이다. 은퇴 후 노후 자금에서 매년 4%씩 꺼내 쓰면 노후 자금이 30년 동안 유지된다는 것이다. 노후 자금이 50만 달러라고 가정하면 매년 2만 달러씩 사용할 수 있고 또한 물가상승을 고려한 금액도 더해서 생활비로 마련하는 것이다.     노후 자금 마련에 가장 간단한 계산은 10% 규칙이다. 1년 수입이 10만 달러라고 가정하면 여기에 10을 곱한 100만 달러가 현시점에 은퇴 자금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규칙을 이용하여 30세일 때는 연수입에 1을, 40세는 연수입에 3을, 50세는 연수입에 6을 , 60세는 연수입에 8을 곱하고, 67세일 때는 연수입에 10을 곱한 금액이 은퇴 자금으로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소셜연금(Social Security)의 평균액은 한 달에 약 1500달러다. 은퇴 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하다. 많은 한인은 일한 기간이 적고 수입 역시 많지 않기에 평균 금액보다도 더 적을 확률이 높다.  은퇴 기간은 생각보다 긴 세월이 될 수 있다. 기대 수명 통계에 의하면 여성은 더 오래 산다. 은퇴 기간 생활비가 꾸준히 창출되어야 한다. 가정마다 필요한 생활비가 분명 다를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은퇴 자금을 너무 많이 모아서 고민하고 후회한다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노후대책으로 매년 6000달러씩(IRA 투자) 수익률 10%로 투자하면 25년 후에는 70만 달러, 그리고 30년 후에는 100만 달러로 불어난다. 적은 투자로 이렇게 큰 돈을 모을 수 있는 이유는 복리(Compound Interest) 효과 때문이다.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장기 투자하면 목돈이 되어 노후대책에 큰 도움이 된다. 참고로 미국의 주식시장(S&P 500 Index)은 1926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약 10%다.    ‘티끌 모아 태산’ 이란 말처럼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투자하면 은퇴할 때 목돈을 모을 수 있다. 도박이나 주식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폭삭 망할 수도 있다. 제대로 하는 투자는 장기간 투자금이 꾸준히 불어나게 하는 것이다.   젊을 때는 돈의 부족을 젊음으로 만회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돈이 부족하면 그 어려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혼자 남는 여성의 경우에는 더욱 비참해질 수 있다. 노후대책이 늦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그만큼 은퇴자금은 모일 것이다. 이명덕 / 박사·RIA재정칼럼 은퇴자금 은퇴자금 마련 장기간 투자금 은퇴 생활비

202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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